[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겨울날,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만난 나연이(가명, 만 10세)는 두 손을 무릎 위에 꼭 모은 채 조용히 앉아 있었다.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니?” 라는 상담원의 질문에 아이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털 신발이 갖고 싶어요. 발이 너무 시려워요.” 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상담실을 가득 메운 정적.
그 차가운 침묵 속에서 나연이의 구멍 뚫린 운동화는 모든 온기를 잃은 채 회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나연이는 친모의 자살 시도와 방임으로 인해 아동학대로 판단돼 지자체에 의해 분리 보호 조치가 이뤄진 뒤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현재는 성남시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관리를 통해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따뜻한 연말을 준비하는 지금, 나연이는 구멍 난 운동화 하나에 의지한 채 꽁꽁 언 겨울을 홀로 건너고 있었다.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나연이의 작은 바람은 사회복지법인 위드캔복지재단 크리스마스 나눔 사업 「위드산타」를 통해 세상 밖으로 전해졌다.
사회복지법인 위드캔복지재단이 주관하는 「위드산타」사업은 매년 연말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달하는 나눔 사업으로, 2025년에는 사단법인 월드휴먼브리지의 후원과 함께 진행되었다.
소중한 나눔을 통해 마련된 500만 원 상당의 후원금은 성남시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사례관리 중인 학대피해아동들의 60여 명의 소원을 바탕으로 겨울 신발과 옷, 학용품, 장난감 등 맞춤형 물품을 준비하는데 사용되었으며 아이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와 함께 아이들의 소중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되었다.
위드산타 크리스마스 선물은 12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위드캔복지재단 관계자, 성남시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 이노비즈, 바른교회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각 가정에 직접 전달하였다.
선물 상자 속 털 신발을 신어본 나연이는 발을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따뜻해요! 엄청 따뜻해요.” 짧은 한마디, 희미한 웃음 속에는 누구보다 차가운 겨울을 버텨온 아이의 안도와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위드캔복지재단 이사장은 “위드산타는 단순히 선물을 전하는 행사가 아니라 추운 겨울, 온기가 필요한 아이에게 지역사회의 관심과 따뜻한 희망을 전달하는 과정이다”라며 “학대피해아동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질적 지원을 넘어선 사회적 관심과 존중이며 지역사회와 후원기관,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이 모여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닿은 이번 위드산타가 아이들의 회복을 응원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드캔복지재단은 앞으로도 매년 위드산타 사업을 통해 학대피해아동이 보다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