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양주시의회 김현수 의원입니다.
먼저 본 의원에게 5분 자유 발언을 허락해 주신 존경하는 윤창철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저는 양주 회암사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본 등재를 대비한 정책을 제언코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14세기, 인도의 고승 지공화상은 회암사 터를 살펴본 뒤 이곳이 인도 불교를 꽃피운 나란타 대승원의 형세와 유사하다고 견해를 제자에게 전했습니다. 제자인 나옹화상은 원나라에서 익힌 선종사원의 운영 체계와 가람 구성 원리를 바탕으로 회암사를 중창하였고, 회암사는 동아시아 선종사원의 전형적인 구조를 갖춘 대표 사찰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조선왕조의 숭유억불 정책에도 불구하고, 회암사는 왕실 불교를 대표하는 사원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다가 16세기 말 전란으로 소실 되었지만 이후 그 터는 왕실 사원 유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으며 크게 훼손되지 않고 현재까지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성과 유산적 가치를 바탕으로 회암사지는 2022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었고, 지난 3월에는 국내 14개 잠정 목록 중 유일하게 세계유산 우선등재 단독유산으로 2년 8개월 만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본등재까지는 예비평가, 등재신청후보 선정, 등재신청대상 선정, 등재신청서 심사, 현지실사, 자문기구 심사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모두 통과해야 하며, 그 과정은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지난 7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 성과는 2010년 잠정목록 등재 이후 무려 15년간의 꾸준한 행정적 노력과 시민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회암사지 또한 긴 여정을 앞두고 있으며, 그 길을 성공적으로 걷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첫걸음은 집행부 문화관광 조직의 대대적인 정비입니다.
현재 집행부 문화관광부서는 문화행정, 관광정책, 세계유산 등재 추진 등 방대한 업무를 소화하고 있으며,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또한 기존 부서 업무와 병행하는 임시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는 국제기준을 충족하는 체계적 대응, 국내외 전문가와의 협업, 향후 사후관리까지 포함된 고도의 전문성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국가적 과업입니다.
중장기적인 세계유산 등재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다양해진 시민의 문화 수요, 지역 정체성 기반의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유연하고 전문화된 실행조직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양주문화관광재단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현재 집행부 조직만으로는 복합적이고 창의적인 문화정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기에 구조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문화관광재단은 양주시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관광사업 육성 및 홍보마케팅, 특화 콘텐츠 발굴을 창출할 전담기관으로 지역 경제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양주문화관광재단의 출범을 조속히 추진하여 행정과 민간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지속가능한 문화정책의 전환점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제안하는 바입니다.
둘째로, 시민 공감 확대를 위한 관광 인프라의 선제적 확충이 필요합니다.
회암사지는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오래 머물며 가치를 체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유산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관심과 지역 사회의 공감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회암사지의 가치를 널리 공유하기 위한 관광 인프라가 먼저 구축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회암사지 세계유산으로의 등재되기 전 유산의 효율적인 보존, 관리 및 활용과 관광객 증가에 따른 보호방안에 대한 “회암사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여 연차적인 정비가 이뤄져야 합니다.
본 계획을 토대로 회암사지를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옥정IC의 확장, 회암사지 박물관 앞 국지도 56호선 도로의 확장, 그리고 회암고개 터널의 신설은 반드시 선제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세계유산 등재 후 단 1개월 만에 관광객 수가 두 배로 증가했고, 1년 뒤에는 무려 490%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또한 남한산성은 201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광객이 70% 증가했지만, 2023년 자체 평가에서는 교통 및 주차 인프라 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회암사지 역시 이러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교통 혼잡과 관광객 불편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교통망과 기반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숙박시설 확충도 중요합니다. 공공주도의 문화체험형 숙소와 민간 숙박업 유치를 병행하여 체류형 관광 여건을 조성하고, 다국어 안내 표지판 확대, 야간 조명 및 관람 동선 정비, 주차장 확충 등도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양주시민 여러분.
회암사지의 세계유산 등재는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양주시가 도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세계를 향해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다가오는 2026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는 ‘문화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세계무대에 각인시킬 무대이며, 우리는 그 자리에서 회암사지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전 세계에 당당히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 하나하나 착실히 준비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함께 이루어야 할 시대적 과제입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