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에 자리한 산음자연휴양림은 자연이 주는 평온함과 치유의 힘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산음(山陰)’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봉미산, 용문산, 소리산의 높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늘 산그늘 아래 자리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란스러운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고요한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산음자연휴양림이 최적의 여행지가 되어줄 것이다.
산음자연휴양림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숲의 깊고 짙은 품이다. 낙엽송, 소나무, 삼나무, 아카시아, 잣나무, 전나무, 참나무, 편백나무가 조화를 이루며 숲을 형성하고 그 사이로 국수나무, 병꽃나무, 쪽동백, 노린재나무 같은 아기자기한 식물들이 어우러져 생명의 기운을 뿜어낸다. 봄이면 신록이 눈부시고 여름이면 짙푸른 그늘을 만들어준다. 가을이 되면 숲은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고 겨울에는 눈 덮인 나무들이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이곳은 산림청 1호 치유의 숲으로 지정될 만큼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다. 산림치유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숲길을 걸으며 명상과 체조를 체험할 수 있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음을 정화하고 몸의 긴장을 푸는 숲속 힐링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곳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휴양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림문화휴양관이다. 이곳을 기준으로 왼쪽으로는 치유의 숲이 펼쳐지고 오른편에는 야영장이 자리하고 있다. 건강증진센터 입구를 지나면 약 260m 길이의 데크로드가 나타나는데 이 길은 잣나무 숲을 가로지르며 걷기 좋은 산책길을 제공한다. 본격적인 산책로는 건강증진센터 뒷길에서 시작되며 약 2km에 걸쳐 숲길이 이어진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족도리풀, 병꽃나무, 쪽동백, 당단풍 같은 다양한 식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족도리풀은 초록 잎 사이에 숨듯 피어나 봄 햇살을 향해 입을 벌린다. 이 식물의 뿌리는 한방에서 진통제로 쓰이며 입이 은단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병꽃나무는 수정이 완료되면 꽃 색이 변하는 신비로운 특징을 지닌다. 자연이 주는 작은 변화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숲길 걷기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숲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발길을 재촉한다. 아홉 갈래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봄, 여름이면 많은 방문객들을 불러모은다. 물이 차갑지만 발을 담그고 있으면 금세 피로가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운이 좋다면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도롱뇽을 발견할 수도 있다.

산음자연휴양림은 야영장, 숙박시설, 등산로, 산악자전거코스 등을 갖춰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휴양림 내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LOVE 포토존’이 나오고 이어서 생태연못과 산음약수터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 약수터의 물은 지방에서도 일부러 찾아올 만큼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야영객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221·222번 야영데크이다. 이곳은 아침이면 곤줄박이, 동고비, 다람쥐가 찾아와 자연과 더욱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새소리와 함께 맞이하는 아침은 그 어떤 피로도 말끔히 씻어줄 것이다.

또한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는 숲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산림문화휴양관 맞은편 정자에서 시작되는 가운데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숲을 탐방하는 코스다. 이외에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니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꼭 한 번 체험해볼 만하다.
산음자연휴양림을 찾았다면 두물머리, 세미원, 용문사, 테라로사 카페,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 등 경기도 양평의 아름다운 여행지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이처럼 산음자연휴양림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공간이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지고 몸도 한결 가뿐해진다. 스트레스에 지친 날,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날 산음자연휴양림의 숲길을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