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경기 성남시가 ‘제4판교테크노밸리(오리역세권 제4테크노밸리)’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상진 시장이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이 사업은 성남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혁신 산업 중심지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하나은행, 미래에셋, LG CNS,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구체적인 청사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최근‘오리역세권 제4테크노밸리 비전’을 공식 선포한 바 있다. 당시 신 시장은 "제4테크노밸리는 성남의 미래 산업 생태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프로젝트”라고 선언했다.
이번 사업은 판교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AI·바이오·금융·스마트시티 산업을 아우르는 복합 혁신 단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한다. 시는 2026년까지 도시혁신구역 지정을 완료하고 2027년 기반시설 공사와 앵커 기관 유치에 돌입, 2030년 1단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 시장은 “10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와 220조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해 성남을 글로벌 혁신도시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민간 자본의 적극적 참여다. 성남시는 하나은행, 미래에셋, LG CNS, 유진그룹, 코람코자산운용, 이지스엑스, 아리바이오, 한국팹리스협회 등 8개 기관과 MOU를 체결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과 스마트도시협회, 통신장비기업 HFR이 자문단으로 합류하면서 스마트 모빌리티·AI·5G 등 첨단 기술 기반의 도시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민간 자본 유치 규모도 주목된다. 코람코자산운용과 이지스엑스는 30조 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사업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하나은행과 미래에셋은 금융 인프라 및 투자금융 기능 강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제4판교테크노밸리의 핵심은 AI R&D 센터를 중심으로 한 ‘AI 팩토리’ 조성이다. 약 13만㎡ 규모의 인공지능 연구단지가 들어서며 초거대 AI 모델 학습과 추론, 공공 파운드리(Foundry) 구축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될 예정이다.
또한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글로벌 대학과의 공동 R&D 프로그램,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허브도 함께 조성된다. 성남시는 이를 통해 팹리스·바이오·모빌리티·핀테크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집적화해 ‘한국형 실리콘밸리 2.0’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성남시는 이번 사업의 개발 방식으로 특수목적법인(SPC) 임대 모델을 검토 중이다.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장기 임대를 통해 50년간 임대료와 배당금으로 약 4조 원의 재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부수익률(IRR)은 5%, 순현재가치(NPV)는 5조 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매각 중심 개발보다 장기 임대를 통한 재정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를 구축해 시민 복지와 도시 인프라 확충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교통망 개선도 주요 과제다. 판교에 이어 또 하나의 산업벨트가 형성되면 출퇴근 정체와 교통난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성남시는 GTX 연장, 분당선 급행화, 버스 환승체계 개선 등을 추진하며 교통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아울러 경기도의회 안계일 의원은 오리역세권에 SRT 정차역 신설을 촉구하며 “동남권 주민 320만 명이 고속철도 소외를 겪고 있다”며 “오리역 정차역 신설이 균형발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성남시 명예총괄기획가로 위촉된 톰 머피 전 피츠버그 시장은 “성남의 제4테크노밸리 비전은 피츠버그의 산업 전환과 닮아 있다”며 “도시가 쇠퇴에서 혁신으로 도약하는 길목에 있다”고 평가했다. 피츠버그는 1990년대 산업 쇠퇴를 극복하고 IT·의료·교육 중심 도시로 변모해 세계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성남시는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판교 중심의 IT 생태계에 금융·바이오·스마트시티 산업을 결합한 융합형 산업 클러스터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제4판교테크노밸리가 판교를 뛰어넘는 성공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속도와 실행력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성남의 산업 생태계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질적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 시장은 "성남 제4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형 산업혁신 모델의 시험대"라며 "만약 2030년까지 1단계 개발이 차질 없이 완성된다면 이는 성남의 성장 한계를 넘어 대한민국 첨단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