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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의회 제32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자유발언 박종현 의원

오세훈 시장님, 누구를 위한 혈세 34억 핵벙커입니까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 송파의 내일을 고민하는 박종현 의원입니다. 최근 서울시가 송파창의혁신 공공주택단지 지하 3층에 이른바 핵 벙커 건립을 추진 중인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핵 방호시설 건립은 전국 최초라고 합니다.

▶ 서울시의 이런 자랑에 우리 주민님들은 오히려 황당함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계십니다. 지역 주민과의 어떠한 사전 협의나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추진이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옛 성동구치소 부지입니까.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몇 가지 물음들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 첫째, 이번 핵 벙커 추진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옛 성동구치소 부지는 저의 지역구입니다. 지난 3년 간 5분자유발언만 5회, 구정질문 1회를 하는 동안 관련 문서들을 수없이 보았지만, 지하3층 핵 벙커는 금시초문입니다.

 

▶ 민방위기본법에 근거한 사업인데도 민방위 담당 부서 역시 언론을 통해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주민님들은 묻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 핵 벙커 운운하며 ‘북핵’이라는 만능 카드를 꺼낸 이유가 안보 위기 조성으로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뻔한 의도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청년안심주택으로 청년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한강버스로 시민들이 치를 떨게 하더니 이번에는 핵 벙커로 공포감에 떨게 하는 겁니까. 안보를 정치 도구로 삼는 구태는 시민 안전에도, 민주주의에도 유익하지 않습니다.

▶ 둘째, 이 핵 벙커의 실효성이 의문스럽습니다. 이 황당한 사실을 기사로 접한 뒤 저는 급히 국방 안보 전문가 몇 분께 자문을 구했습니다. “핵 공격은 사전 예고 없이 발생한다” “핵 공격은 1초만에 반경 수km를 전멸시킨다” 따라서 핵 공격 시 지하3층 벙커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습니다. 이는 불안을 조성하는 전시행정의 상징물이며, 남북관계에 긴장을 불어넣을 뿐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 셋째, 이 핵 벙커의 설치와 운용이 적법한지 의심됩니다. 설계 구조를 보면 이는 핵·화생방 공격을 전제로 한 전략적 방호시설입니다. 분류만 ‘민방위시설’일 뿐, 실질적으로는 군사시설에 가깝습니다. 이는 국가 안보 및 군사작전과 직결되는 영역으로, 통합방위법상 국가통합방위본부와국방부의 고유 권한에 해당합니다. 지방자치단체는 독자적으로 추진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최초”라는 이름 아래 행정 절차와 법적 정당성을 모두 건너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면밀한 검토와 전면 재평가가 불가피합니다.

▶ 넷째, 이 시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설입니까. 999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2단지만 해도 3천여 명이 입주할 것이며, 1단지를 포함해 도보로 5분 이내에 이동 가능한 거주민까지를 고려하면 1만 5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가구당 한 명 수준인1,020명의 수용 대상은 누가 언제 어떻게 정하는 겁니까. 선착순으로 문을 걸어 잠급니까? 제비를 뽑습니까? 이는 주민 갈등과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혹시 이 벙커에 들어갈 대상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겁니까? 위기 시 대피 우선 순위가 불분명한 이런 정책은 정책 설계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겁니다.

 

▶ 다섯째, 왜 우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부지입니까. 이곳은 40년 가까이 구치소라는 혐오시설을 감내해온 곳입니다. 지난 시장은 보상 차원에서 우리 주민님들이 원하는 개발을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 들어 이러한 약속이 여러 차례 뒤집히고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 때마다 우리 주민님들은 실망과 분노로 속이 뒤집혔습니다. 하다 하다 이제는 핵 벙커에 혈세 34억 투입입니까? 이곳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 실험장이 아닙니다.우리 주민님들은 당신의 실험쥐가 아닙니다. 서울시는 주민님들께 약속했던 주택 공급유형 원안이나 지키십시오. 분명히 말합니다. 핵벙커,송파구 우리 지역 주민님들은 원치 않으십니다.

 

▶ 40년을 기다린 우리 동네 주민님들은 오 시장에게 그저 상식 수준의 행정을 원하십니다. 이미 송파구에는 2백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있는 대피시설이 있으며, 지하3층 이하만 추려도 43만명이 대피 가능합니다. 공포를 정치로 포장하지 말고, 안보를 선전의 수단으로 쓰지 마십시오. 오세훈 시장은 지금이라도 이 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기존의 대피시설이나 제대로 관리하십시오. 행정의 기본은 책임이고, 정치의 기본은 신뢰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뜬금없는 핵 벙커가 아니라, 약속을 잘 지키는 시장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선출직에게 기대하는 최소한의 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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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창 기자

타임즈 대표 김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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