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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의회, 제327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5분자유발언 전정 의원

427km의 책임, 그만한 준비가 돼 있습니까? ㅡ 송파구 제설체계 점검 제안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 존경하는 의장님과 부의장님, 선배ㆍ동료 여러분, 65만 송파구민 여러분.특히 송파구 곳곳에서 주민님들의 복리를 위해수고하신 공무원 여러분, 올 한해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방이2동 오륜동을 지역구로 하는 정주리의원입니다.

 

▶ 첫눈이 펑펑 내리던 2025년 12월 4일, 아이들은 앞다투어 장갑을 끼고 거리로 나갔고, 청춘 남녀들은 사진 속에 새하얀 추억을 남겼습니다.그러나 같은 시각, 퇴근길에 나선 송파의 주민님들께 그 하루는 악몽이었습니다. 길은 꽉 막히고, 도로 곳곳에서 차량이 방향을 잃고 미끄러지는 위험천만한 장면들이 연출되었습니다.

 

▶ 그날 밤, 또 다른 누군가는 집으로 향하지 못하고 눈을 치우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송파의 많은 공무원과 현장 인력들은 추위에 쫓기고 시간과 싸우며 밤이 깊도록 제설 작업에 나서야 했습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주민님들께서 비슷한 불편을 겪으셨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해마다 왜 이런 장면이 반복될까요.우리 행정은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었을까요.

 

▶ ‘427.65km’ 송파구가 관리해야 할 도로의 총 연장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제주도에 닿을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송파구의 제설은 “조금 더 열심히 하면 되지”의 문제가 아니라 이정도 규모를 전제로 한 체계와 기준이 갖추어져 있는가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도로가 넓고 길수록, 제설 차량의 동선, 장비 배치의 우선순위, 그리고 어떤 구간을 먼저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아무리 인력이 투입되어도 주민 체감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이번 폭설 이후, 많은 주민님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자치구의 대응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자주 언급된 곳이 바로 성동구입니다. 성동구 예산은 7천억 규모로 송파구 예산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런 성동구의 제설 관련 예산과 인프라는 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떤 기준과 매뉴얼로 대응했을까요.

 

▶ 성동구는 12월 4일 오후 2시, 폭설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제설대책 1단계를 발령하고 도로 전 구간에 제설제를 사전 살포했습니다. 또한 도로열선과 자동 염수분사장치를 전면 가동하고, 폭설 직후에는 제설차 27대와 인력 419명을 투입해 주요 도로뿐 아니라 지하철역 주변, 횡단보도, 버스정류장, 보행로와 이면도로 등 생활권 핵심 구간을 집중 관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재난안전대책본부 연락처와 문자 전용 신고 창구를 열어 구민 제보에 즉각 대응하겠다고 안내했습니다. 대단한 게 없어 보이지만, 이 대응의 차이는 노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눈이 오기 전부터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는가, 즉 행정의 기준과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눈은 막을 수 없지만, 불편은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제설은 현장의 수고가 아니라, 미리 설계된 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성동구는 제설을 ‘눈이 오면 움직이는 업무’가 아니라, 예보 단계부터 작동해야 하는 도시 안전 인프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타 지역의 기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염화칼슘 사전 살포 시점을 정한 점이 주효했다고 합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구청장이 직접 SNS에 제설 관련 정보를 공유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 반면 우리 송파구의 제설 예산을 보면, 총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장비와 시설, 특히 구비 투자에서 감소 추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제설을 여전히 ‘일시적 대응 업무’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기후위기 시대의 상시 관리 인프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행정의 인식 차이를 드러냅니다. 지난 3년간 도시 브랜드 사업에 예산이 집중되는 동안, 상대적으로 이런 도시 기초 인프라들이 후순위로 밀린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에 저는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 첫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송파구의 강설시간을 최대한 미리 예측하십시오. 적벽대전을 눈앞에 둔 제갈공명은 바람이 불 수 밖에 없는 조건을 읽고 미리 준비한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대한민국 어디께에 눈이 내린 뒤 얼마 후에 송파구에 눈이 내리는지 파악하면, 대응이 훨씬 손쉬워질 것입니다. 선제적 대응이 시민 안전의 지름길입니다.

 

▶ 둘째, 몇 cm가 내리면 몇 단계이므로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사후 기준 대신, 강설 예보 단계부터 자동으로 작동하는 ‘선제 대응 기준’을 명문화하십시오. 예보, 기온, 시간대 별 대응전략을 표준화하고, “언제, 어디에, 무엇을 먼저 뿌릴지”를 명문화해야 합니다.

 

▶ 셋째, 구민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제설현황 공개 및 소통 체계’를 도입해야 합니다. 폭설이 예상되는 시기에 우리 동네는 언제 어느 노선이 작업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시간으로 작업완료구간과 잔설위험구간 등을 공개하고, 온라인 민원접수 및 처리를 공개하면 행정의 신뢰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 제설대책은 직원들의 헌신이 아니라 행정의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는가에서 갈립니다. 다음에 눈이 내릴 때, 주민님들과 공무원 모두가 조금 덜 힘든 하루가 되도록, 이제 송파구의 제설도 기준과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도시 안전 인프라가 되길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필 사진
김시창 기자

타임즈 대표 김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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