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 서울관광재단 홍보팀은 12월을 맞이하여 추워진 계절,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아날로그 감성의 실내 여행 코스 ‘시네마 서울’을 소개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에서 잔잔한 위로가 되어주는 아날로그의 느낌, 수수한 감상이 주는 여유, 여기에 음악과 커피가 더해진 공간들이 서울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 해의 끝자락 조용한 온기를 따라가는 감성적인 겨울 서울 여행을 제안한다.
[감상공간 – 서울의 대표적인 영화 예술 플랫폼, 서울아트시네마]
□ 서울에서 가장 클래식한 영화 공간을 찾는다면 단연 종로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를 추천한다. 필름상영, 회고전, 작가주의 영화 등 ‘영화사’ 자체를 경험하는데 초점을 둔 이곳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의 정수를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 2002년 소격동에서 국내 최초의 시네마테크 전용관으로 개관해, 2022년 정동으로 이전하기까지 예술영화와 고전 영화의 보존, 상영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온 서울아트시네마는 OTT, 상업영화 중심의 극장 환경 속에서 ‘영화를 문화로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지금껏 서울아트시네마는 단순한 상영관을 넘어 영화문화 아카이브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도 평가받는다. 고전영화 복원 상영, 작가주의 영화 특별전, 국내외 영화 연구자 초청 프로그램 등 정기적인 기획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문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큐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한다.
□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회고전과 기획전뿐만 아니라, 이 곳을 오랫동안 찾아준 영화 감독들과 함께 관객 참여형 행사(GV)나 나라 영화제를 열어 비주류 영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다.
○ 박찬욱, 김지운, 오승욱, 류승완 등 유명 감독들은 물론, 로버트 알드리치, 피에르 멜빌, 버스터 키튼 등 해외의 감독 특별전 행사를 함께 진행했으며, 올해는 스페인, 포르투갈, 폴란드 등의 국가영화제를 열어 비주류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 12월에는 일본의 스릴러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회고전이 이달 21일(일)까지 개최된다. 이 외에도 소규모 토크 프로그램, 희귀 포스터와 자료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감상공간 – 대안적 영화 문화를 선도하는 라이카시네마]
□ 라이카 시네마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단관극장으로 2021년 개관 이후 독립영화, 실험영화, 해외 예술영화 등 다양한 대안적 작품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중심 상영관’을 모토로 성장해왔다. 감각적인 공간 설계, 안정적인 음향과 고화질의 집중도 높은 상영환경을 제공하는 서울의 시네마 공간 중 하나이다.
○ ‘작은 영화관의 미학’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상업적 블록버스터 중심의 멀티플렉스 시장에서 벗어나, 작은 스크린 속에서 영화 본연의 서사와 감정, 미장센을 온전히 경험하게 하는 데 집중해온 공간이다. 전문 상영 프로그래머의 선별을 기반으로 한 주제별 기획전, 신진감독 특별전, 배급사 협업 프로그램 등은 동시대 독립영화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미니멀하지만 완전히 몰입되는 상영환경을 목표로 구성된 라이카 시네마는 관객과 스크린의 거리를 최적화하여 특유의 집중도를 극대화한다. 시선의 방해 요소를 줄여 영화의 화면과 사운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37석 규모, 하루 5회차 상영으로 작은 공간이지만 최고급의 상영환경을 제공한다. 또 건물의 옥상에는 루프탑 가든이 조성되어있어 영화 관람 전후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라이카 시네마의 큐레이션은 독립영화부터 세계 각국의 예술영화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어,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영화의 스펙트럼을 제공한다.
○ 이곳의 큐레이션은 작품의 주제, 연출, 스타일, 감독의 목소리 등을 중심으로 한 ‘기획적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매달 새로운 테마와 특별전을 소개하며, 관객에게 작품의 맥락을 깊이있게 전달하는 상영 코멘터리, 프로그램 노트 등을 제공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 정기 상영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예술, 독립영화 및 페스티벌의 화제작을 소개하거나 특별 기획전을 통해 장르적 실험을 다루는 영화, 특정 국가, 지역의 미학 탐구, 시나리오 작가의 회고전 등 다양한 내용을 즐길 수 있으며 프로그램 노트를 통해 각 작품의 선정이유와 작품 간의 연결구조를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12월에는 국내 영화 <허들>, <멀고도 가까운>, <고당도>, 해외 영화 <행복한 라짜로>, <사운드 오프 폴링> 등 다양한 영화들의 개봉이 예정되어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확인 후 예매가 가능하다.
[음악공간 – 아날로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LP 편집숍, 마이 페이보릿]
□ 마이 페이보릿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날로그 사운드가 흐르는 곳으로,겨울 정취와 잘 어울리는 음악 편집숍이다. 직접 만져보는 음반의 질감, 공간을 채우는 따뜻한 보컬과 영화 OST의 울림은 추운 계절 방문객에게 깊은 온기를 전한다.
○ 마이 페이보릿(My Favorite)은 LP, 영화OST, 소장용(컬렉터블) 굿즈를 중심으로 큐레이션하는 독립 음악 편집숍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된다는 것으로, 음반을 직접 꺼내보고, 재킷 디자인을 감상하며, 플레이어에서 재생되는 따뜻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들어보는 일련의 과정은 일반의 디지털 스트리밍과는 다른 감성을 선사한다. 특히 겨울에는 고전 영화 사운드트랙과 재즈, 포크 장르의 음악이 더 해져 방문객들의 시간을 채워준다.
○ 번잡한 번화가에서 살짝 내려와 주택가와 공원 앞에 자리한 마이 페이보릿은 문화 취향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확장하고 있다. 고전 OST부터 희귀 LP, 추억의 카세트 테이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영화와 음악적 영감을 찾고 싶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장소로 자리잡았다. 음악 뿐 아니라 어디에서 모았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화와 관련한 소품, 옛 영화 포스터들, 인터뷰 서적, 배우의 사진집 등을 구경하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르게 공간에 빠져든다.
○ 연말을 맞아 겨울 감성에 맞춘 음악 큐레이션과 계절의 정서를 공간에 담아 더욱 포근하게 느껴지는 마이 페이보릿은 영화를 감상 후 이어지는 여운을 한층 더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그중에는 사장님의 개인적인 영화 평론 메모를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보통의 감상평보다는 섬세하고, 전문적인 평론보다는 친근한 내용이라 더욱 정감이 간다.
[사유공간 – 영화 텍스트와 사색이 머무는 코프키노 시네필 책방]
□ 중랑구 중화동의 조그만 골목에 자리한 독립서점 코프키노는 차분한 겨울감성과 사유가 머무는 공간으로 방문하기 좋은 독립서점이다. 영화 전문 서적을 중심으로 한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이곳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책 한 권을 들고 나와 각자의 공간에서 커피 한 잔과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시네필이라는 이름도 ‘영화(Cinema)’와 ‘~을 좋아하는 사람(-phile)’의 합성어로, 영화 애호가 또는 영화광을 뜻한다.
○ 국내에서도 드물게 영화 전문 서적을 다루는 곳으로 비평서, 감독론, 인터뷰집, 영화 이론서, 절판된 시나리오북, 해외의 영화 잡지 등 영화와 관련한 텍스트 전반을 아우르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작품과 감독의 세계관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도서를 엄선하여 중랑권 내 독립영화 창작자, 영상관련 학생들이 찾는 지역 문화의 거점이 되어가고 있다.
○ 책만 있는 서점이 아니라, 공간 전체가 ‘영화를 인쇄물로 재해석한 갤러리’처럼 꾸며져 있다. 다양한 인쇄물 중에서도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싸인 받은 <E.T> 포스터가 단연 가장 귀한 구경거리이다. 이뿐만 아니라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탕웨이, 봉준호, 허준호, 하마구치 류스케, 레오스 카락스, 타이밍량 등 다양한 영화인들의 사인이 모여있어 방문객들에게 이 애장품들을 도슨트처럼 설명해주기도 한다.
○ 젊은 대표의 주도로, 코프키노 시네필은 공간의 역할을 확장하여 불특정 다수가 모여 영화 이야기를 다루는 다양한 모임을 진행한다. 제작부터 배급, 상영과 담론 형성에 이르기까지 협동과 협력의 예술이라 불리는 영화를 일상에도 끌어온다는 생각에서다. 이곳에서는 매달 ‘이달의 도서’를 정해 독서모임을 열고, 영화 글쓰기 모임, 영화제에 다녀온 사람들의 모임 등 다방면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느긋하고 섬세한 공간에서 조용히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생각을 주고받다 보면 추운 겨울도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