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에 자리한 탄요유적공원은 동탄신도시의 현대적인 풍경 속에서 과거의 시간을 품고 있는 역사적 명소다. 화성시는 예로부터 풍부한 자연자원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역으로 다양한 문화유산이 존재해왔다. 그중에서도 탄요유적공원은 삼국 시대부터 이어진 숯가마 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이 지역이 과거 목탄 생산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현대 도시 개발 과정에서 흔히 과거의 흔적들이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동탄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견된 탄요 유적은 철저한 고고학적 연구와 보존을 거쳐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이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탄요유적공원은 삼국 시대부터 고려, 조선 시대까지 이어지는 역사의 흔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교과서 같은 장소다.

탄요유적공원이 조성된 계기는 2002년 동탄택지개발지구 사업이 추진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발굴 조사에서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이어지는 유적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유적으로 삼국 시대의 탄요(炭窯, 숯가마) 터가 확인되었다.
2002년 10월부터 12월까지 시굴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04년 3월부터 11월까지 본격적인 발굴이 이루어졌다. 발굴을 통해 총 129기의 생활 유구, 분묘(무덤), 생산시설 등이 확인되었다. 이 중 삼국 시대의 숯가마 유적 3기가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고려조선 시대의 돌방무덤과 돌덧널무덤 24기, 조선 시대 집자리 2기, 고려조선 시대 분묘 74기 등도 함께 출토되면서 이 지역이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이 거주하며 생활한 흔적을 보여주었다.

탄요유적공원의 핵심 유적인 삼국 시대의 숯가마들은 해발 45m 내외의 동사면과 남사면에서 발견되었다. 길이는 약 14m에 이르는 대형 구조였다. 특히, 1호 탄요는 연소부(燃燒部), 소성부(燒成部), 연도부(煙道部)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연료가 연소되는 공간, 숯이 만들어지는 공간, 연기가 빠져나가는 통로로 구분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대 탄요의 제작 방식과 목탄 생산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연도부와 연통을 통해 가스를 배출하는 방식은 당시의 기술력을 나타낸다. 특히 1호 탄요는 연소부와 소성부를 굴착 터널 형태로 연결한 사례로 매우 드물게 발견되는 유형이다. 이러한 발견들은 삼국 시대의 철기 생산 과정에서 숯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또 화성 지역이 철기 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시사한다.
탄요유적공원의 유적들은 보호각을 세워 보존되어 있으며 일부 탄요는 매립 처리되었다. 하지만 2호 탄요는 현장 보존 방식으로 관리돼 일반인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다. 방문객들은 보호각 내부에서 고대 숯가마의 형태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안내판을 통해 발굴 과정과 유적의 역사적 의미를 배울 수 있다.

또한 탄요유적공원은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주변에는 나무와 조경이 잘 정비되어 도심 속에서 자연과 역사를 함께 느끼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유적지를 둘러보며 숯가마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본 후 공원 내의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이 공원의 또 다른 장점은 동탄신도시의 여러 명소와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공원 방문 후 동탄호수공원이나 동탄 복합문화센터 등을 함께 둘러보며 하루 동안 역사와 자연, 현대적 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우리는 삼국 시대의 흔적을 따라가며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현대의 첨단 도시 속에서도 역사를 보존하고 기억하려는 노력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탄요유적공원은 그러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도심 속에서 벗어나 고대 유적을 따라가며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탄요유적공원 여행이 커다란 가치로 다가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