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낙년)은 몽골과의 수교 35주년을 맞아 양국의 학술 교류와 몽골 내 한국학 연구의 현주소를 조명한 영문학술지 『The Review of Korean Studies』 2025년 6월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6월호는 ‘몽골의 한국학’을 특집으로 구성해, 지난 30여 년간 한국학이 몽골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뿌리내리고 성장해 왔는지를 다층적으로 조망했다.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는 그간 세계 여러 지역의 한국학 동향을 꾸준히 소개해 왔다. 2019년 12월호는 ‘일본의 한국학 동향’을, 2021년 6월호는 ‘중국의 한국학 동향’, 2022년 12월호는 ‘동남아시아의 한국학 연구 및 교육 동향’, 2024년 12월호는 ‘북미와 유럽, 호주 등의 한국어 교육 동향’ 등을 특집 주제로 발간해 왔으며, 이번 호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해외 한국학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몽골의 한국학 연구, 30년간 양적, 질적 성장해 하나의 독립 학문으로 성장 중>
몽골 한국학을 대표하는 체렌도르지 박사와 사르나이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몽골의 한국학 연구 및 교육 동향(Research and Educational Trends of Korean Studies in Mongolia)」은 몽골 내 한국학의 30년 발자취를 정리한 논문이다. 1990년 한-몽 수교 이전에는 한국을 연구하는 몽골 학자는 한두 명에 불과했으나,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현재는 한국학 관련 석사논문은 181편, 박사논문은 28편에 달한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몽골 10여 개 대학에서 정규 한국어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수 대학에서 선택 과목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저자들은 특히 교육의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수준까지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어 교육은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심층 탐구로 이어지고 있으며, 언어학·문학·문화 연구로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저자는 이러한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 △전문 연구자 양성체계 강화 △연구 및 교육 자료에 대한 접근성 향상 △한·몽 간 지속 가능한 학술 및 교육 협력체계 구축 등이 여전히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와 몽골, ‘예복 선물’을 통해 읽는 외교와 문화 교류>
또 다른 주요 논문인 「몽골(원) 제국이 고려에 하사한 예복 선물: 양국의 의례와 외교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Gifts of Clothing from the Mongol (Yuan) Empire to the Goryeo Dynasty)」(김윤정)은 고려와 몽골 제국(원) 간의 외교 관계를 의복 선물이라는 상징적 매개를 통해 분석했다.
저자는 유교적 질서가 지배하던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예복 선물은 국가 간 위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는데, 고려가 몽골(원)로부터 받은 예복은 관직 체계에 따른 획일적인 제복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 맞춰 개별적으로 수여된 복식으로 기존의 외교적 관례와는 차별화된 양상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또한 원 제국의 예복 선물은 기존 질서처럼 고려 왕의 위계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국 간 우호적 외교 관계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려는 당시 몽골 제국이라는 세계적 강대국과의 관계 속에서 외교적 실리를 추구했으며, 예복이란 상징을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자 했고 이 과정에서 고려는 몽골식 복식을 수용하는 동시에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변용하는 태도를 취했다고 저자는 논문을 통해 설명했다.
아울러 저자는 원 제국이 고려에 하사한 예복은 새로운 외교 정치 질서 확립의 도구이자 문화 교류의 매개체로서 기능했으며, 동시에 고려가 세계 질서 대전환 가운데 자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했던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호 수록 논문 전체 원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