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고양특례시가 행정과 기업, 의료기관, 연구기관, 학교 현장을 연계한 ‘고양형 치유농업’ 모델을 바탕으로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도시농업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치유농업을 시민 정신건강 증진과 공동체 회복, 탄소저감형 도시환경 조성까지 아우르는 복합 정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고양시는 최근 들어 치유농업을 통해 일상 속 스트레스 완화와 사회적 관계 회복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지속가능한 치유도시’ 구현을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조례 제정과 개정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의료기관 및 대학 연구진과 함께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학교·복지시설·공공기관 등 생활 현장으로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있다.
시는 치유농업 정책 도입 초기부터 행정적 기반 구축에 집중해 왔다. 지난 2021년 10월 ‘고양시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며 정책 추진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지난 2024년 11월에는 현장 수요를 반영해 조례를 개정하고 지원체계를 보완했다. 이는 치유농업을 일회성 체험 행사가 아닌 지역 복지·교육·환경 정책과 연결된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기반이다.
특히 지난 2024년 9월부터는 NH고양시지부 등 지역 내 8개 농협이 기탁한 재원을 활용해 뇌파 및 스트레스 측정 장비를 갖춘 ‘치유농업실’을 설치하며 과학적 기반을 강화했다. 치유농업 활동 전후의 심리적·생체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프로그램 효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 같은 제도 정비와 현장 운영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시는 치유농업 정책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2025년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불평등 완화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주관한 ‘2025년 농촌진흥사업 평가’에서는 농촌자원 분야 최우수 기관상에 선정됐다. 시민 건강 증진과 환경 가치 창출,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을 동시에 추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양형 치유농업의 또 다른 특징은 대학 및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실증 기반 강화다. 시는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국립암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과 연계해 다양한 대상자를 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병의원 연계형 원예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 실증 및 서비스 고도화’ 연구는 병의원 기반 치유농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당 프로그램은 식물의 생애주기 및 원예활동을 활용해 참여자의 감정과 사고 변화를 유도하는 인지행동 전략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잔디인형 만들기, 꽃바구니 제작, 허브 식재, 다육식물 정원 만들기, 새싹채소 재배 등 다양한 활동이 심리 회복과 자기효능감 향상을 목표로 구성됐다. 여기에 일산병원의 건강강좌, 임상영양 상담, 복지 상담 등이 더해지면서 의료·농업·학계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치유모델로 발전했다.
연구 결과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암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의 우울 및 인지적 스트레스 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일부 대상군에서는 삶의 질 지수와 사회적 지지 수준이 향상되는 결과도 나타났다. 프로그램 만족도와 재참여 의사 역시 5점 만점 기준 4.5점 이상으로 조사돼 치유농업이 의료 현장에서 보조적 치유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는 치유농업의 대상을 고령층, 만성질환자, 암 경험자,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성인 발달장애인, 중독 회복자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연계한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대상 프로그램에서는 치유정원 산책과 꽃 테라피 등을 통해 우울감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확인됐으며 일산병원 일차의료개발센터와 협력한 만성질환자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도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초록 손길, 내일을 심다’ 프로그램은 농작물 재배 활동을 통해 자신감과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알코올 중독 회복자를 위한 프로그램 역시 모종 심기와 허브정원 가꾸기 등을 통해 정서 안정과 재발 방지를 돕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는 향후 참여자 건강 상태와 심리·정서 지표를 활용한 사전·사후 검사를 통해 프로그램 효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학교 치유텃밭 사업도 고양형 치유농업의 핵심 축이다. 시는 벽제초, 상탄초, 원당초, 성사중, 성사고, 경진학교 등 학교 현장에 치유텃밭을 조성해 학생들이 식물을 직접 심고 가꾸며 생태 감수성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 꿈자람 치유텃밭’은 진로·직업 교육과 연계돼 학생들의 자립 역량과 직업 능력을 높이는 특화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에는 도시·치유농업 분야 시범사업 대상자 11개소도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사업은 생활밀착형 실내 원예 홈가드닝 5개소, 경기도 꿈자람 치유텃밭 운영 2개소, 학교 치유텃밭 조성 및 운영 4개소 등이다. 학교 치유텃밭과 꿈자람 치유텃밭은 학생들의 정서 안정과 생태 감수성 함양을 돕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아파트 단지 중심의 홈가드닝 사업은 도시 생활 속 농업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환경 가치와 결합한 탄소저감형 치유텃밭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시는 포스코이앤씨가 개발·기부한 자원순환형 토양 ‘리코소일(RE:CO Soil)’을 활용해 학교와 공공기관, 복지시설, 어린이집 등에 치유텃밭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리코소일은 버려지는 커피박과 제지 펄프 등 폐자원을 재활용해 만든 상토로 탄소 배출 저감과 토양 개선, 식물 생육 촉진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친환경 자원순환 소재다.
시는 지난해에 이어 포스코이앤씨와의 협약을 올해까지 연장하고 110t 규모의 리코소일을 무상 지원받아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뿐 아니라 어린이집 71곳, 복지시설, 공공기관 등 총 100여 곳에 리코소일을 배부해 기관별 특성에 맞는 치유텃밭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치유농업이 정서 회복을 넘어 탄소저감과 자원순환이라는 환경적 가치까지 실현하는 도시농업 모델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시는 연구 기반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건국대학교와는 ‘디지털 인문 기반 치유농업 융합연구’를 통해 고령층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및 현실·가상 연계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에 선정돼 장기 연구로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자의 불안·우울감 완화와 삶의 질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려대학교 및 국립암센터와 함께하는 암 생존자 대상 치유농업 실증 프로그램도 이어지고 있다. 원예치료를 기반으로 압화 만들기, 허브차 제조, 새싹채소 가꾸기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인지 재구성, 정서 회복, 자기효능감 향상을 목표로 설계됐다. 시는 병의원과의 연계를 강화해 원예 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보다 체계적인 서비스 모델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치유농업은 시민의 마음을 돌보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복지 정책”이라며 “민관학이 함께 쌓아온 과학적 성과와 현장의 열정을 바탕으로 모든 세대가 체감하는 치유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