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송파구민 여러분, 방이2동·오륜동 지역구 구의원 정주리입니다.
▶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와 1인가구의 급속한 증가 속에서, 더 이상 전통적인 가족이나 공동체 중심의 돌봄 체계만으로는 삶 전반을 감당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주거, 건강, 관계, 경제,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 인생 전 주기를 '혼자 살아가는' 상황을 전제로 한 정책적 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사회 기반의 복지정책은 이제 특정 대상이 아닌, 누구나 일상 속에서 돌봄과 연결, 관계의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지금 우리 행정이 반드시 응답해야 할 중요한 시대적 과제입니다.
▶ 미국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 버그는 전 세계 대도시가 ‘싱글톤 사회’, 즉, 1인가구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의 기능이 약화된 반면,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2인 이상’ 가구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사회적 고립이나 돌봄 공백에 쉽게 노출되는 1인 가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또한, 일본에서 등장한 ‘무연사회’라는 개념은 이러한 변화를 방치했을 때 나타나는 사회적 폐해를 보여주는 경고입니다. 무연사회는 가족·친구·지역사회 등 인간관계의 단절 속에서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죽음조차 뒤늦게 발견되는 현상이 현실이 된 사회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이 관계와 돌봄의 기반을 함께 설계하지 못한 사회 전체의 실패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오늘 저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송파구의 빠르게 증가하는 1인가구에 대한 공공정책의 지향점과 공간 배치의 불균형 문제를 짚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보고자 합니다.
▶ 2025년 현재,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천 이십여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42%를 차지하며, 단일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10년 전 비교했을 때,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가파른 증가세입니다.
▶ 특히 주목할 점은, 30대 이하 청년층 1인 가구가 전체의 약 36%를 차지하며, 여성 1인가구가 전체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1인가구 수의 증가를 넘어, 경제적·심리적·사회적으로 복합적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접근이 시급함을 시사합니다.
▶ 그렇다면 우리 송파는 어떨까요? 송파구 역시 1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며, 2023년 기준 이미 전체 가구의 32.7%에 해당하는 87,140세대가 1인가구로 집계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1인가구 지원 거점은 거여동 단일센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거여동은 가족세대가 많은 지역으로, 1인가구 비중이 낮은 반면 방이2동, 석촌동, 잠실본동 등 송파구 북부권역은 1인가구 비율이 50%를 상회하는 지역도 존재할 만큼 1인가구 비중이 높습니다.
▶ 송파구 1인가구 지원센터 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들 중에는, 거리 문제로 인해 신청을 포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20%가 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이에 따라 실제 수요를 반영해 잠실 인근 공간을 대관해 일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간 확보와 운영에 있어 여러 현실적 제약이 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처럼 수요 밀집 지역과 행정 거점 간의 괴리는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향후 정책 확대에도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 이에 저는 생활권 기반의 ‘다핵 거점 체계’로의 전환을 제안드립니다.1인 가구가 밀집한 송파구 북부권역에 추가적인 활동 공간을 확보해, 다양한 생활밀착형 프로그램을 도보생활권 안에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 반드시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는 것만이 해법은 아닙니다. 1인가구 지원 프로그램은 주로 저녁 시간대에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 시설의 유휴 시간대를 활용하는 방안도 충분히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또한 예산상의 제약이 있다면, 서울시의 ‘씽글벙글 사랑방 사업’ 등 예산 연계 및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공간 조성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부담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제안은 단순히 공간 하나를 확보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혼자 사는 삶’을 ‘홀로 버티는 삶’으로 방치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이며, 고립 없는 도시, 관계가 회복되는 행정, 일상을 지지하는 복지로 나아가는 첫 걸음입니다.
▶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도시 송파.” 이 말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요 중심 행정 전환을 기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