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 푸른 바다가 아니지 / 마음 속에 푸른 바다의 /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 청년이 아니지
▶ 안녕하십니까, 송파의 미래를 고민하는 행정교육위원회 박종현 의원입니다.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과연 푸른 바다라 할 수 있을까요.
▶ 정호승 시인의 <고래를 위하여>에서 ‘푸른 바다’는 우리 청년들을, 그들이 키우는 ‘고래’는 꿈과 희망을 뜻합니다.
▶ 청년이 꿈을 꾸는 것,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고래를 가슴 속에 키우기 위해 필요한 비용, 청년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 계층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노력만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국가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분명해집니다.
▶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저축을 할 수 없고, 취업을 해도 월세조차 버거운 현실.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 윤석열 정부의 ‘희망, 공정, 참여’ 청년 정책은 눈에 띄는 일부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다수 청년들이 겪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실질적인 주거 대책도 부족합니다. 비진학 청년들은 교육 대책에서 소외되었습니다. 플랫폼 노동 청년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 또한 미흡합니다.
▶ 청년들에게 가장 가까운 행정 주체인 우리 송파구는 어떻습니까. 25년 1월 기준 송파구의 총 인구는 64만9천명, 그 중 1/3이 청년입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청년 인구 2위. 이 젊은 도시에 청년을 위한 과감한 투자나 정책 전환이 부족합니다.
▶ 2024년 송파청년연구회의 분석에 따르면, 송파구 청년들의 연평균 소득은 강남3구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부채는 버는 돈의 절반이 넘습니다. 생계비, 주거비 부족 등 생활고에 정신건강 문제까지 가중됩니다.
▶ 그런데 우리 송파구는 대체 뭘 하고 있습니까. 송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청년 정책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 우리가 흔히 청년으로 정의하는 19세에서 39세는 19만1천4백명, 청년인구비율은 29.48%
- 개인의 연평균 소득은 2,162만 원에 불과하고, 평균 부채는 1,172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생계비 부족 정도는 5점 척도 기준 1.84점, 주거비 부족은 1.77점으로 나타나,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 문제 역시 심각한데, 청년들의 정신건강 어려움 경험 평균 점수는 1.79점으로 나타났으며,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청년의 평균 점수는 1.54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 첫째, 청년전담부서를 신설해 청년정책을 힘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 서울시 타 자치구들은 청년미래과, 청년정책과, 일자리청년과 등 다양한 이름의 전담기구는 물론 각종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청년 맞춤형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우리 송파구에는 아직 청년전담부서가 없습니다. 그러니 청년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 시행해야 하는 청년정책 기본계획도 부재합니다. 사업부서가 없으니 연계성도 떨어집니다. 주먹구구식 행정,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 둘째, 청년정책 전달체계로서의 지역 청년센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정부는 광역청년센터-지역청년센터를 중심으로 정책 전달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서울시는 이미 청년센터가 없는 각 가치구에 50대50 예산 매칭을 통해 신규 설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송파구는 청년센터가 단 한 번도 없었던 4개 구 중 하나입니다.
▶ 그나마 있던 문정비즈밸리 일자리 허브센터도 2025년 2월부로 서울시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팀이라던 우리 청장님은 무엇을 하고 계신 겁니까. 해당 사업에 대해 올해 예산서에 버젓이 편성되어 있던 1억 3천여만원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타 지역 우수 청년공간들을 탐방해 보았습니다. 독립건물, 공공기관 내 복합공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 지난 해 우리 송파구는 세수 부족을 이유로 장지동 주민센터 구청사와 시설관리공단 사무실을 서둘러 매각하려 했습니다.
▶ 제안합니다. 이 공간들, 청년들의 손에 맡겨보면 어떻습니까. 적은 비용으로도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을 멋지게 리모델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셋째, 청년정책위원회가 실질적인 정책 결정 기구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 최근 개정된 「송파구 청년정책 기본 조례」에 따라 우리도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청년정책위원회를 운영해야 합니다. 단순한 심의기구가 아닌, 실질적인 정책결정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 서울시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를 운영해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청년수당'과 '청년인생설계학교' 같은 실질적인 정책이 탄생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2030 자문단'은 청년들이 직접 일자리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청년정책위원회를 보다 실효성 있는 거버넌스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 <서강석 송파구청장, MZ직원들과 새해맞이 ‘국밥’ 점심>. 송파구는 새해 첫 출근길, 청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청장님의 모습을 홍보했습니다. 어디를 가든, "청년의 미래는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던 그 말씀이 청년들에게 필요한 지원조차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길 바랍니다.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듯, 청년이 꿈을 키울 수 없는 송파에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