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즈 - 김시창 기자 ]
안녕하십니까? 호암재단 이사장 김황식입니다.
이건희 회장님 3주기를 추모하고, 삼성의 신경영 3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바쁘신 가운데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내외빈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훌륭한 발표를 해주실 국내외 연사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3년, 누구도 생각치 못했던 도전을 시작한
한 기업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건희 회장님입니다. 그는 글로벌 일류
기업과는 거리가 멀었던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글로벌 초일류기업에
도전하자는 담대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물량을 확보하고, 이를 공급하기에 급급했던 그들에게 '질'을 높이는
것만이 생존을 담보한다고 주창 했습니다. 말로만 그치지 않고 모든
것을 바꾸어 보자며 손수 앞장서 나갔습니다.
바로 이건희 회장님이 이끄신 삼성 신경영의 시작이었습니다.
삼성은 사고 방식에서 시작하여 각종 제도와 경영방식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모든 요소를 신경영의 정신에 맞추어 재정비하는 대대적 혁신을
단행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경영을 통해 삼성은 극심한 글로벌 환경 변화의 파고를
넘을 수 있었고, 반도체와 스마트폰 신화를 이루었습니다.
이건희 회장님이라는 걸출한 기업가, 그를 따라 매진했던 임직원과
협력업체, 음으로 양으로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 낸
기적과 같은 성과였습니다.
이건희 회장님의 새로운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결코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3년 신경영 20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앞으로 삼성은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며, 신경영은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위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또다시 위기의식에 기반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님은 신경영을 통해 기업의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공익활동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단지 시설을 설립하거나
기부금을 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던 기존의 사회공헌 방식을 탈피해,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였습니다.
저소득 계층의 빈곤 탈출을 돕고 동시에 국내 탁아사업의 획기적인 질적
향상을 이끈 삼성어린이집 사업, 생명존중 정신으로 최상의 의료서비스
문화를 정착시킨 의료원 사업, 문화와 예술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품격을 제고한 미술관 등 문화 사업, 특히 신경영 선언 직후인 1993년에
시작하여 올해 30년을 맞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무상 지원 사업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감동시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 학교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이건희 회장님은 기업이 가진 인재와 기술을 중심으로 국가
사회가 처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늘날 삼성 사회공헌활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신경영 선언 후 30년이 지난 지금 한국 기업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자유무역기조가 무너지고,
자국우선주의와 블록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AI를 위시한
기술혁신이 숨막히게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산업 지형 역시 요동치며
급변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준비와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건희 회장님의 경영철학과
신경영의 정신을 재조명하는 오늘의 행사가 한국 기업의 미래 준비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삼성을 이끈 9,659일, 그 누구도 가지 않은 혁신의 길을 걸으신 이건희
회장님을 추모하는 마음을 전하며, 오늘 본 학술대회를 통해 신경영의
과거와 현재를 점검해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기업들의 미래저장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소중한 토론과 논의의 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끝으로 오늘 학술대회 개최를 위해 애써 주신 한국경영학회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기념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0월18일
호암재단 이사장
